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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식 문화

일본의 소울 푸드, 오코노미야끼

안녕하세요 :)

 

여러분들은 여러분만의 소울 푸드가 있으신가요?

 

 

전쟁과 같은 힘든 시절 속에서 소울푸드는 탄생한다. 원폭기념관, 히로시마(広島)

 

 

흔히 미국인들은 치즈버거를, 우리나라는 부대찌개가 떠오르네요.

 

부대찌개의 유래는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한국전쟁 시절 생겨났다고 하죠.

 

미군 부대에서 나온 햄과 각종 소시지를 고추장과 함께 넣고, 위생을 위해 끓여서 먹기 시작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존슨탕'이라고도 했습니다.

 

소울푸드의 조건은 힘든 시절 누구나 먹을 수 있던 서민적인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어떤 소울 푸드가 있을까요?

 

저는 대표적으로 오코노미야끼(お好み焼き)를 말하고 싶습니다.

 

 

오사카 스타일의 오코노미야키, 양배추가 들어간 반죽 위로 다랑어포와 마요네즈 그리고 소스가 듬뿍 들어간다.

 

 

오코노미야키는 이름에서처럼 '오코노미(お好み、좋아하다)'와 '야키(焼き, 굽다)'를 합친 것입니다.

 

즉, 본인의 선호에 따라 밀가루에 좋아하는 음식을 넣고 구워낸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의 부침개나 빈대떡과 비슷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코노미야끼의 유래는 언제부터일까요?

 

오코노미야끼처럼 밀가루에 물을 넣어서 구워내는 음식은 이전에도 일본에 있었습니다.

 

바로 후노야키(麩の焼)입니다.

 

후노야키는 밀가루를 물에 섞어서 철판에 굽는 형식으로 만든 과자입니다.

 

이러한 후노야키는 모지야끼(文字焼き), 돈돈야끼(どんどん焼き)로 변해 내려왔습니다.

 

이후  1923년에 있었던 관동 대지진을 계기로 오늘날 오코노미야키의 형태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오늘날 오코노미야끼로 유명한 오사카가 아니라 도쿄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지진으로 인해 식량이 부족해진 도쿄에서 쌀 대신 대용식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도쿄에서 상업 도시인 오사카로 전파되면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 볼 수 있는 풍부한 오코노미야끼의 형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면 오코노미야끼는 오사카에서만 유명할까요?

 

 

히로시마 스타일의 오코노미야키, 야키소바가 안에 들어가는 것이 특징으로 소스는 오사카 스타일에 비해서 옅다.

 

 

물론 아닙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두 개의 오코노미야끼를 손꼽자면 히로시마풍(広島風) 오코노미야끼오사카풍(大阪風) 오코노미야끼를 말할 수 있습니다.

 

히로시마의 오코노미야끼는 밀가루 반죽에 야키소바(焼きそば)가 들어간 형태입니다. 오사카 스타일과 달리 소스도 적게 들어가서 오코노미야끼 본연의 맛을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사카 스타일의 오코노미야끼는 양배추와 돼지고기나 해물 등이 들어가고 그 위에 마요네즈와 소스를 듬뿍 얹습니다.

 

 

도쿄 스타일의 몬쟈야키, 다른 지역 오코노미야키와 달리 직접 철판에 만들어먹는 재미가 있다.

 

 

또한 도쿄에는 몬자야키(もんじゃ焼き)라고 하는 독특한 오코노미야끼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언듯 보기에는... 식욕이 별로 나지 않는 느낌이 강해보입니다.

 

여러 채소와 해물 등을 넣고 철판에 볶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위에 두 가지 스타일의 오코노미야키보다 수분이 많은 반죽이어서 완성한 후에도 수분을 머금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직접 먹었던 경험이 있는데 생각 외로 맛있고 다른 스타일의 오코노미야키와 달리 본인이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점에서 재미있었습니다.

 

소울 푸드는 그 나라의 아픔을 대변하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사랑을 받았던 음식이기도 하지만, 반대로는 전쟁과 같은 아픔 속에서 태어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부대찌개도 맛있고 일본의 오코노미야키도 맛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소울푸드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굳이 소울푸드가 아니어도 맛있는 음식은 많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