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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화

일본의 지역 차별, 일본어로 촌스럽다(ダサい、다사이)의 유래

안녕하세요 여러분 :)

 

여러분은 혹시 좋아하는 유행어가 있으신가요?

 

저는 요즘 들어 유행어의 힘을 더욱 실감하고 있습니다.

 

랩퍼 염x의 유행어 FLEX의 인기를 마케팅으로 활용해 롯0주류에서는 콜라보 소주를 내기도 했다죠.

 

소셜 네크워크를 통해 개인이 이전보다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행어는 꾸준한 인기를 얻지 못하면 조금 지나서 촌스러운 표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유행했던 "너 짱이다"라는 표현만봐도 마지막으로 들어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네요 -_-..

 

이제는 거의 사장된 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행어는 세월이 지나며 일상의 언어로 자리 잡거나 한순간의 유행으로 사라진다. 겨울의 남산타워, 서울

 

 

오늘은 오래전 유행어이자, 일본어로 '촌스럽다'라는 말을 뜻하는 'ダサい(다사이)'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ダサい(다사이, 촌스럽다)'라는 표현은 1970년대 전반즈음을 시작으로 관동지방(대표적으로 도쿄)의 젊은 사람들 사이에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1980년대에 연예인 타모리(タモリ)가 사이타마(埼玉) 현민을 비웃는 의미로 'ダサい'와 '埼玉(사이타마)'를 더해 'ダ埼玉(다사이타마)'라고 하는 말을 만들어서 널리 유행시켰다고 합니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서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아사쿠사, 도쿄

 

 

'ダサい(다사이)'의 어원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일본어로 시골(田舎, いなか-이나카)라는 단어를 'だしゃ(다샤)'로 읽고 형용사화 해서 'だしゃい(다샤이)'라고 읽은 것이 바뀌어서 'ダサい(다사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나라도 시골에 사는 사람을 촌놈이라고 무시하는 표현이 있지요. -_-;;

 

두 번째는 도쿄도민이 'だって埼玉だから(닷테사이타마다카라, 왜냐하면 사이타마라서)'라고 사이타마 사람을 무시했던 표현한 것이 간소화되어 'ダサい(다사이)'가 되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사이타마는 도쿄 북서쪽 근교에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서울을 기준으로 경기도 일산 정도에 위치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쿄에서는 왜 사이타마를 무시할까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지만 저는 그 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배경에는 관동(関東)의 도쿄 사람들은 일본의 수도에 사는 사람으로서, 세련되고 멋진 것을 추구하던 경향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오사카의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위해 상대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다. 오사카, 도톤보리

 

 

관서(関西、간사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듣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상인의 도시였던 관서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서로 간의 신뢰가 필요했고, 상대와의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관서 사람들은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상대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을 선호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 일본의 개그맨의 대다수는 오사카 출신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도쿄에서는 일본의 가장 세련된 도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세련되지 않고 촌스러워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 나머지, 도쿄 근교와 지방 출신자를 촌스러운 것의 대상으로 삼고 스스로의 세련된 존재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것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룰 때, 자연은 가장 아름답다. 마쓰야마 성의 정원, 시코쿠

 

 

자신이 소속된 집단과의 소속감을 확인하고 유대를 강화해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아닌 다른 상대를 타자화하고 비하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성별, 세대 간 갈등과 그 과정에서 수많은 혐오의 표현이 유행어로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이 유행어로서 사라지는지, 아니면 'ダサい(다사이)'의 사례처럼 하나의 표현으로 정착되는지는 앞으로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