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고등학교 때 사랑 고백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가 떠오릅니다.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말 대신 독특한 러브레터로 이야기합니다.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
다시 생각해봐도 주인공의 순수한 사랑 표현 방법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그런데 사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졸업식 때 좋아하는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전형적인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교복 2번째 단추를 떼어내서 선물한다고 합니다.
왜 하필 교복에서 단추를 떼어주고, 그것도 2번째 단추를 선물할까요?
그리고 왜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선물을 할까요?
오늘은 일본 졸업식에서 교복 단추를 선물하는 유래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선 일본의 교복은 어디선가 익숙한 모습입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도 나오는 70년대 우리나라 교복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사실 일본의 교복은 군복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2번째 단추를 떼어서 선물하는 것은 당시 실제 전쟁에 참전하는 군인의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전쟁에서 죽게 된다면 더 이상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전쟁터에 가기 전 제일 소중한 사람에게 단추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위치에 있는 단추를 선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단추를 제거해도 목 잠금이 가능해, 단추가 하나 없어도 티가 덜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두 번째 버튼이 심장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뜻으로 상대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비슷한 의미의 해석으로 교복 버튼의 5개 중에서 첫 번째는 자기 자신, 두 번째 부터는 자신에게 제일 첫 번째로 소중한 사람, 두 번째로 소중한 사람 등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경우 두 번째 버튼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겠죠 :)
일본의 미디어로 남아있는 기록으로는 1960년대 한 영화에서 징병된 군인이 출전 전 두 번째 단추를 뜯어서 연인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60여년 전 영화에도 등장하는 행위라는 점으로 볼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단추를 전해주는 풍습은 생각보다 오래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습은 일본에서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군복을 모티브로 제작한 옛날 스타일의 교복 대신, 새로운 캐주얼 재킷 형태의 교복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학생들은 이제 졸업식에서 사랑 고백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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